간 전문의가 걱정하는 것이 하나 있다. 치료 중인 환자가 ‘간에 좋다는’ 식품을 덜컥 먹고 나타나는 것이다. 주위에서 권하니까 그냥 먹었다는 환자의 언급에 할 말을 잊는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는 “간에 좋다고 알려진 약초나 식물들은 대부분 간 기능에 나쁜 영향을 주어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며 “오히려 해로운 경우가 훨씬 많으니 결코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가 권하는 건강식품?… “해로운 경우가 훨씬 많아요”
국가암정보센터는 “의사를 포함한 온갖 ‘전문가’들이 각종 매체에 나와 각종 면역 강화제나 건강식품이 암의 발생이나 재발을 막아준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면서 “이는 의학적으로 실제 입증된 것은 없으며, 오히려 해로운 경우가 훨씬 많다”고 했다. 예컨대 느릅나무 껍질, 인진쑥(사철쑥), 성분 미상의 생약제 등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들을 주변의 권유로 먹은 후 오히려 병세가 악화되어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음식 때문에 생기지 않고, 음식을 바꾼다고 치유되지 않는다”
다른 암과 달리 간암은 대부분이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 지방간염 등을 오랫동안 앓다가 생긴다. 간이 나빠지면 ‘간에 좋은’ 식품에 솔깃해진다. 그러나 간암은 음식에 의해 생기는 병이 아니다. 음식을 바꾼다고 치유되는 병도 아니다. 특정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환자의 소화 능력을 고려하여 탄수화물, 단백질 등 영양분을 고르게 섭취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오른쪽 윗배 통증, 복부 팽만감,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간암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대표적인 암이다.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고 뚜렷해지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른쪽 윗배 통증, 복부 팽만감,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무시하기 쉽다. 간경변증 환자에서 간암이 발생하면 갑자기 황달이나 복수가 심해지기도 한다. 간암은 건강 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복부 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을 측정하여 검사한다.
한 해 신규환자 1만 5152명… 암 사망률 2위
간암은 매년 신규환자가 많고 사망률도 높다. 2020년에만 1만 515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 사망률(10만 명 당) 순위에서 간암(19.9명)은 폐암(36.3명)에 이어 2위였다. 이어 대장암(17.9명), 췌장암(14.3명), 위암(13.9명) 순으로 높았다. 평소 간 건강에 바짝 신경 써야 환자 수와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간암의 85%,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 검증되지 않은 식품–민간요법 위험
간암 예방을 위해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전체 간암의 85% 가량이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다. 역시 술도 조심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면 위험도가 높아진다. 술이 아닌 지방 과다 섭취로 생기는 지방간 예방-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허위-과장 광고나 소문만 믿고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식품이나 민간요법을 쓰는 것도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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